안녕하세요.
제가 드디어 백령도에 다녀왔습니다.
(10.21 ~ 10.25)
친구들이 "너는 매년 섬에 가냐"며 "역시 인천 사람이다" 하던데, 인천 사람이라고 섬에 매년 가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석모도, 승봉도, 덕적도에 이어 백령도까지 다녀왔네요. 가만 보면 자발적으로 가고 싶어서 간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게 웃긴 포인트지만요...
어릴 적엔 갯벌 탐험가 아빠를 따라 멋도 모르고 섬을 다녔습니다. 나름 즐거웠던 기억도 있어요. 그때 잡은 맛조개나 동죽 같은 걸 말이죠.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재미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1년에 한 번씩 입도 룰렛(많은 일이 있었어요...)에 걸려 얼떨결에 섬으로 출장을 가고 있습니다. 섬으로 가는 출장은 참 묘해요. 싫은데, 또 조금 설레는 마음이 들죠.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책임자라면 싫고 지원자로 가는 거라면 설레는 E형 직장인의 마음입니다.

매력 있는 인천 섬 여행.
막상 와 보니 나쁘지 않아.
가기 싫다, 싫다 투덜대긴 했지만... 섬 여행은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오늘 회사에서 만난 분이 "백령도는 즐거우셨나요?"라고 물어보길래, 돌이켜보니 생각보다 꽤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인천 섬으로 출장을 다니면서 덕적도나 백령도는 개인적으로 여유로운 휴가를 보내기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는 사람이 많은 관광지는 싫지만, 자연이 주는 웅장함과 여유로움을 좋아하거든요. 이번에 방문한 백령도는 그런 순간들이 보물처럼 숨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인천시는 서해 5도를 "보물섬"이라고 소개하는데, 이미 널리 알려진 관광지와 달리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 보존된 아름다움이 있어요. 무엇보다 사람이 적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만약 사람이 많은 관광지를 싫어하신다면, 백령도는 좋은 선택이 될 거예요.
가기 전에 준비하는 과정은 정말 고달프고 울고 싶었지만... (사실 정말 울기도 했어요.) 돌아와 보니 나름 뿌듯함과 보람이 있던 백령도 출장! 어떤 이유로 섬에 방문했든, 바다를 건넜다면 그 낭만을 제대로 즐겨보자는 마음을 되새기며.
서해 최북단의 보물섬, 백령도 탐험 후기를 작성해 봅니다.
01. 인천항에서 용기포항까지.
백령도로 가는 배는 하루에 두 척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전 배를 타고 입도하기로 했어요.
정말 운 좋게 승선이 가능했는데요, 백령도로 가는 여객선은 풍랑이나 안개 등 바다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배가 아예 뜨지 않는 경우도 많고요. 저희는 그동안 결항된 배가 많았지만, 우리가 탄 이 배는 운 좋게 떠서 백령도로 갈 수 있었어요. (좋은 일이겠죠?) 날씨가 흐려서 당일 새벽까지 배가 뜨는지 인터넷으로 여러 번 확인했어요. 진지하게 생각했죠. "만약 배가 안 뜨면 출장 일정은 어쩌지?" 정말 열심히 준비한 출장 일정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던 탓에 배가 안 떠도 무조건 (?) 들어가야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출항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 발령받아 바로 섬으로 가게 된 신임 팀장님과 정규직 전환 후 처음으로 백령도로 가게 된 신입을 포함한 모든 인원이 인천항에 모여 출발했습니다. 아침을 먹을 시간도 없이 나와서 배가 고팠는데,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삶은 계란과 귤을 챙겨온 저에게 치얼스! 멀미가 걱정되는 분들은 아침을 패스하는 걸 추천드려요. 저는 멀미를 잘 안 하는 편이라 괜찮았지만, 멀미하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백령도행 배는 '코리아프라이드'와 '코리아프린세스' 두 척이 있는데요, 코리아프라이드가 조금 더 크고 멀미가 덜 하며, 입도가 더 원활하다는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배에서 앞 좌석 근처였지만, 마음 좋은 군인 덕분에 충전기도 콘센트에 연결해주셔서 백령도 도내 출장 일정을 점검하며(ㅋㅋ) 열심히 일을 했더니 금세 도착하더군요. 편도 4시간 정도로 넉넉하게 생각하시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풍랑이 있는 바다와 어두운 날씨, 비까지 내려서 산재처리에 대한 고민을 하며 무사히 도착했어요. 운 좋게 인천대교를 지날 때는 햇살이 아주 멋졌습니다! 친구에게 출장 간다고 사진을 보냈더니, 왜 이렇게 못 돌아올 곳으로 가는 것 같냐고 하더군요...;; 황당~ㅋㅋ 귤 까먹고 졸고 음악 듣고 유튜브 보며 금세 백령도에 도착했습니다.
02. 백령도에 왔는데 바다가 안 보여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렌트카를 예약하는 일이었어요. 백령도는 섬을 돌아다니기 위해 차량이 필수입니다. 차를 타면 어디든 10분 안에 갈 수 있지만, 차가 없다면 걸어서 1시간 40분이나 걸리거든요.
용기포항 앞에서 렌트카를 픽업하려 걸어가면서 후다닥 풍경 인증샷을 찍고,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바로 진촌 마을로 향했습니다. 북한 도발로 섬 분위기가 어쩔까 걱정했지만, 실제로 백령도에 도착하니 아주 평화로웠어요. 백령도는 군사 훈련이 많아서 그런지 "어지간한 폭격에는 놀라지도 않는다"고 웃으며 말씀하시던 도민 분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숙소를 잡고 짐을 정리한 다음 바다라도 볼 수 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나왔는데요. 지도상 백령호가 가까워 보이길래 걸어가다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에 지쳐서 중간에 돌아왔습니다. 여러분, 백령도에 가신다면 자차/렌트가 필수입니다. 차 타면 어디든 10분 안에 가지만 걸어서 간다면 어디든 1시간이 걸리는 마법의 보물섬. 뚜벅이 둘은 그렇게 눈물과 함께 숙소로 돌아갔어요.
그래도 탁 트인 가을 풍경이 예뻐서 한 장 사진으로 남겨 봤습니다. 저는 첫날 일정이 없어서 숙소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는데요. 다른 팀 일정이 마무리되어 식사를 하러 이동했습니다.
백령도 맛집이라고 검색하면 생각보다 후기가 많이 없는데. 네이버 지도, 동네 주민분들, 블로그 후기를 통해 다녀온 맛집들을 간단히 공유해 볼 테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03. 중화루, 해마루닭갈비, 끝섬전망대
섬까지 출장을 갔으면 섬 특산물을 먹어야하겠죠?
백령도까지 와서 짬뽕 먹는 여행자 어떤데...? 일단 해물은 들었으니 기대하며 먹어봅니다.
큰 기대가 없었는데 의외로 맛있었어요. 여긴 중화루라는 곳인데 네이버에 리뷰가 좀 있어서 가 보기로 했거든요. 짜장, 짬뽕, 용궁짬뽕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용궁짬뽕이 매콤~ 하니 맛있다 하여 먹어볼까 했는데 짬뽕 자체가 매운 편이라 하셔서 일반 짬뽕 먹었습니다.해병대 근처에 있어서 면회 오시는 분들이나 휴가 갔다가 돌아오는 군인들이 많이 찾는 것 같았어요.
다음 날 먹은 점심은 부대찌개. 저녁에는 닭갈비도 한다고 해서 여기에서 점심, 저녁을 해결했어요. 진촌 동네 맛집... 정도인 것 같아요. 진촌 마을의 번화가는 차를 타고 5분 정도 나가야 하는데 이 쪽엔 주로 주택가가 있더라고요. 주택가 사이사이에도 맛집이 많았지만 방금 도착한 여행객은 그런 거 모른다고...ㅠㅠ 그래도 이렇게 얼레벌레 고른 음식점 치고는 꽤 먹을 만 했습니다.

일정을 끝내고 시간이 남은 팀원들끼리 백령도 끝섬전망대에 가 봤어요. 초등학교 친구가 추천해 준 백령도에서 단 1곳만 가게 된다면 여기를 꼭 가세요! 관광지라서 다녀왔는데 어제와 다르게 화창하게 개인 날씨에 백령도의 풍경이 한 눈에 보이더라고요. 전망대 망원경도 있어서 이것 저것 구경하기 좋았습니다.
백령도엔 물범이 있는데 날씨가 좋은 날엔 섬 인근의 바다로 올라와 몸을 말린다고 합니다. 운이 좋으면 물범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열심히 찾아봤는데 제 눈에는 안 보였어요. 사실 물범은 끝섬전망대에서 보기보다는 물범 관측하기 좋은 곳이 따로 있더라고요. 차근차근 소개해 드릴게요.
끝섬 전망대에서는 아름답고 탁 트인 백령도의 풍경을 구경하고 왔습니다.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바람이 거센 편이니 사진 찍을 때 머리카락을 주의하세요.
04. 두메칼국수, 심청각, 배장집... 그리고 결항.
백령도 맛집이라는 메밀칼국수 전문점 두메집에도 다녀왔습니다. 진촌 번화가에 위치하고 있는데 짠지떡과 메밀칼국수가 유명해요. TV에 나온 맛집이라서 설레는 마음으로 갔는데 짠지떡도, 메밀칼국수도 너무 맛있었어요.
짠지떡은 메밀로 만든 쫀득한 김치만두 느낌인데 제 취향에 딱이었고, 메밀칼국수는 국물이 진한게 쌀쌀한 날씨랑 잘 어울렸습니다. 국물에 굴이 들어갔던 것 같은데 그래서 더 감칠맛이 났었나 봐요.
다음은 백령도 하면 빠질 수 없는 심청전. 심청이가 몸을 던진 인당수가 백령도를 기반으로 한 설화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오기 전에는 몰랐는데 진촌 벽화거리에 심청전 이야기가 있는 걸 보고 검색해보다가 알았어요. 찾아보니 백령도에 심청 효 테마파크도 조성되어 있더라고요.
백령도는 한반도 서쪽 끝, 서해에 위치하고 있어서 심청전에서 묘사된 바다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용궁으로 떠내려가거나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는 다양한 사건의 배경이라는 생각으로 백령도 바다를 바라보니 새삼 새롭게 다가왔어요. 심청각은 입장료가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1000원 정도)

백령도 와서 일만 하다가 갈 줄 알았는데 계획대로 일정이 진행되는 덕분에 이렇게 짬이 났어요. (...) 라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휴대폰으로 문자가 하나 오더라고요. 풍랑주의보 발효로 인해 일정대로 출항하지 못하게 되어 자동 순연이 된다는 말... 다들 육지에서의 일정이 있는 사람들이라서 정말 당황스러웠는데요. 특히 저는 백령도 출장을 마치고 나서 웨딩스냅 촬영이 예정되어 있던 터라...^^ 정말 아찔한 하루를 보냈어요.
백령도 선사, 인천항 선사에 전화해보고 주변에 계신 도민 분들에게 추가 표 구하는 걸 물어보다가 그냥 순연된 배가 뜨길 기대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을 듣고... 해탈한 모두는 저녁 일정까지 전부 마무리한 다음 백령도에서 고기 제일 잘 하는 집이라는 배장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기분이 저기압이면 고기앞으로 가라던가요?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즐겨주자! (출장에 녹초가 되었지만 정신력으로 즐김.) 하고 잠에 들었습니다.
05. 백령 바다가 선물로 준 하루, 두무진으로 시작!
그래요. 백령도까지 왔는데 그냥 갈 거야? 배 안 띄워~ 하는 바다 앞에서 한낱 인간이 어떻게 하겠어요. 여기까지 왔으니 몸을 갈아서(?) 라도 구경하고 가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남는 승선권이 있는지 용기포항에 다녀오기로 해서 아침 일찌감치 두무진으로 출발했습니다.
두무진은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 탐방안내소가 설치되어 있어서 해설사 분이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셨어요. 바위 절벽이 바다와 닿아 있는 멋진 곳인데요. 기암괴석의 웅대한 크기와 신비로움이 그대로 느껴지는 곳이었어요. 데크 길도 잘 되어 있어서 걸어서 15분 정도면 충분히 구경하고 올 수 있습니다.
두무진 앞에서는 실제 어업, 조업이 이루어지는데요. 여기 앞에 있는 가게들 해산물이 정말 맛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바다에서 잡아 바로 가지고 오는 것이니 맛있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바다와 절벽을 구경하고 기념사진도 한껏 찍었더니 배 안 뜨는 것... 에 대한 슬픔이 많이 사그라들었어요.

백령도에서 배를 못 타게 되었다면, 다른 배를 예매해서 나가는 방법과 순연된 배를 타는 방법이 있는데요. 다른 배는 아마 잔여 표가 없는 경우가 많을 거예요. 그럴 땐 아침 일찍 용기포항에 가서 승선대기표에 이름을 적어 넣고 출항 전에 현장 대기를 하면 운 좋게 표를 구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도서민이 먼저 표를 배부받고 (* 도서민 : 백령, 소청, 대청, 연평 등 서해 5도민) 남은 표를 비 도서민 순서대로 배부하게 되니까 참고하세요. 저희는 아슬아슬하게 표를 받지 못해서 (...) 아쉬운 마음으로 근처 식당에서 거하게 식사를 했습니다. 맛있더라고요. 여기...
06. 캠핑카를 타고 백령도 낭만 투어 (물범바위)
겨우겨우 호텔을 잡고 나니 차 없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위에서 언급했듯 백령도는 차 타면 어디든 10분, 차 없으면 어디든 1시간 30분인 서해의보물섬이거든요. 여기까지 와서 바다 한 번 못 보고 간다며 우울해하고 있었더니 같이 입도했던 피디님께서 지인분이 백령도에 있으시다며 같이 백령도 둘러보자는 제안을 주셨어요. 다른 직원분들은 피곤해서 쉰다고 하시길래 딱 2명만 바로 뛰어나갔답니다.
대형카를 개조해서 캠핑카로 쓰며 전국을 돌아다니는 분이셨는데요, 트렁크를 딱 여니 침대로 꾸며 둔 내부가 보이더라고요. 여자 둘이 앉아 이동하기엔 무리 없는 크기라서 설레는 마음으로 백령도 반짝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백령도에 왔다면 물범은 보고 가야지! 라는 말을 하면서도 실제로 물범을 볼 수 있다곤 생각 안 해 봤는데요. 날씨는 선선하고 쨍한 날이라 (근데 바람은 거센. 그래서 배가 안 뜬.) 하늬해변에 위치한 물범바위에 점박이물범이 다닥다닥 올라와 있더라고요. 해변에 망원경이 있어서 구경했는데 너무너무 신기했습니다. 예전에는 물범을 인어로 착각하기도 했다던데 멀리서 보이는 실루엣을 직접 확인해 보니 충분히 그럴 법 하더라고요.
진짜 운 좋게 저희가 하늬해변 간 날에 단체가 와서 가이드 분 설명을 듣고 있더라고요? 우리도 일행인 척 하면서 고개 열심히 끄덕이며 들었습니다. 망원경도 잡아 주셔서 눈도 대 보고... 완전 럭키비키였어요.
다음으로 간 곳은 백령도 까나리액젓 담그는 곳... (?!) 직접 조업한 다음 몇 달을 햇살 아래에서 담근다고 설명해 주셨어요. 마침 꽃게잡이 배도 조업을 마치고 돌아오고 있어서 기웃거리다가 좋은 구경도 했습니다. 여기에서 잡은 꽃게가 이제 연안부두 등으로 가는 거래요. 갓 잡아올린 꽃게... 다큐멘터리 속에 들어 온 기분이었네요.
07. 천안함위령탑, 중화동교회, 용틀임바위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백령도는 천안함사건이 발생한 지역이에요. 뉴스로 접하고 충격적이었던 사건인데 백령도에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이 있다고 하여 한 번 올라갔다 왔어요. 아래에 위치한 매점에서 국화를 판매하고 있으니 세 송이를 사 들고 올라가 봤습니다. 천안함사건에 대해 자세히는 알지 못했는데 위령탑에 새겨진 글과 사건개요 등을 보면서 호국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어요. 천안함위령탑은 고도가 높아 걸어 올라가야 하는 곳입니다.
위령탑에는 46용사 얼굴 사진이 있는데 지금의 저보다도 어린 나이인 분들이 많아서 마음이 안타까웠네요. 동료가 목숨지켜 지킨 바다라는 말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천안함사건이 발발한 바다를 바라보며 해양수호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고 왔습니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중화동교회예요. 백령도에는 천주교, 기독교가 둘 다 있는데 여기 중화동 교회의 역사가 아주 오래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이 곳은 도서지역 기독교의 출발점이라고 하여 의미가 있다고 해요. 백령도 최초의 교회이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두 번째로 세워진 장로교회랍니다. 교회는 개방되어 있고 기독교역사관이 있어서 한 번 둘러보기 좋았습니다. 실제로 미사도 매 번 진행되고 있다고 하네요.
이어서 방문한 곳은 용틀임바위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마치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닮은 바위라서 이렇게 불린다고 해요. 남포리 습곡구조와 같이 웅장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보물같은 스팟이었어요. 태풍이 심하면 들어가기 어렵다고 하는데 이 날은... 바람은 많이 불지만 날이 좋아서 백령도의 다양한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멍때리는 물멍 시간을 가지고 다른 해안가로 이동하기로 했어요.
08. 콩돌해변, 사곶해변, 진촌에서의 마무리
우울하고 지칠 때 바다를 찾게 되는데요. 오랜만에 탁 트인 풍경들과 바닷바람을 맞으니 상쾌하더라고요. 다음으로 간 곳은 천연기념물인 콩돌해변이에요. 콩알같은 자갈들이 바닷가 해변을 구성하고 있어 콩돌해안이라고 불리는데요. 파도에 깎이고 쓸려서 동글동글해 진 자갈들이 정말 귀엽습니다. 콩돌해안 들어가는 쪽엔 이렇게 발자국 모양을 만들어 두었는데 센스있어 보여서 촬영했어요. 내 발이랑도 인증샷 하나 찰칵...
파도에 깎이고 부서진 동글한 돌들을 보며 나는... 언제쯤 깎이고 쓸려서 둥근 사람이 될라나 (스트레스 과한 듯.) 하는 생각도 하고요. 바닷가를 걸어 보기도 하고 밀려오는 파도를 만지기도 했습니다.

천연비행장이라는 사곶해변을 전망하고 진촌에서 저녁을 먹었어요. 동네 분이 추천해 주신 맛집이었는데 김찌가 아주 푸짐하더라고요. 고기를 아낌없이 넣어 주시고 밑반찬도 너무 맛있었습니다. 가볍게 음료수로 (?) 후식까지 마무리하고 백령도 투어를 끝마쳤어요.
처음에는 백령도까지 갈 생각, 가서 일 할 생각, 돌아와서 일 밀릴 생각에 스트레스 엄청 받고 있었는데요. 막상 가 보니 그동안 잊고 있던 순간순간의 여유를 마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탁 트인 바다와 거대한 자연을 보며 10월을 마무리 했는데요. 배가 뜨지 않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돌이켜보면 오히려 행운이었던 인천보물섬 투어 기록을 마무리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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